행복한 사전(舟を編む, 2013)
줄거리
일본 영화 "행복한 사전"은 일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사전 편찬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사람들의 언어와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출판사 ‘겐부쇼보’의 영업부에 근무하는 마지메 미츠야. 그는 말수가 적고 사람들과의 소통이 서툰 성격이지만, 언어와 단어에 대한 열정이 깊은 인물이다 어느 날, 출판사에서는 새로운 사전 ‘대도해(大渡海)’를 편찬하기 위해 인재를 찾던 중, 마지메의 꼼꼼하고 성실한 성격에 주목하고 그를 사전 편찬부로 발령 냅니다. 사전 편찬부는 사전 편찬이라는 길고 지난한 작업을 수행하는 부서이다. 니시오카라는 유쾌하고 사교적인 동료가 마지메를 도와주며 그와 점점 가까워진다. 니시오카는 마지메의 서툰 인간관계를 걱정하지만, 마지메의 진지함과 단어에 대한 열정을 점차 인정하고 존중하게 된다. 어느 날 마지메는 하숙집 주인의 손녀 카구야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요리사로서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진지한 성격의 여성이다. 마지메는 카구야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쉽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 결국 그는 카구야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해 편지를 쓰기 시작하며, 단어의 힘과 소통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사전 ‘대도해’의 작업은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사전 편찬이란 단순히 단어를 모으는 작업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과 언어의 변화를 담아내는 방대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사전 편찬부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한다. 출판사의 경영난과 담당 팀장의 은퇴로 인해 프로젝트가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마지메는 ‘대도해’라는 사전이 단순한 책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진정한 소통과 언어의 의미를 전달하는 도구임을 믿으며 포기하지 않는다. 마침내 오랜 세월에 걸친 노력 끝에 ‘대도해’가 완성되고 마지메는 이 사전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간다.
일본어의 매력
이 작품은 언어, 특히 일본어의 섬세하고도 깊은 매력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새로운 사전을 편찬하려는 한 출판사의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언어를 사랑하고 탐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사전을 만드는 일은 단순히 단어의 의미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과 경험을 담아내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주인공은 언어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단어의 본질을 깊이 탐구하는 순수한 인물이며 그의 눈을 통해 언어의 아름다움과 복잡성을 섬세하게 느낄 수 있다. 영화는 일본어의 미세한 뉘앙스와 언어에 담긴 감정을 탐구하며, 단어 하나에도 많은 의미와 역사, 그리고 인간의 감정이 녹아있음을 보여준다. 일본어는 고유한 아름다움을 지닌 언어다. 한자, 히라가나, 가타카나의 세 가지 문자 체계가 공존하며 각각의 문자에는 다양한 의미와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이를테면, 같은 단어라도 표현 방식이나 문맥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전달한다. 예를 들어 '愛(사랑)'이라는 한자는 무게감 있고 진중한 감정을 전달하는 반면, 같은 의미의 히라가나 ‘あい’는 더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영화는 이러한 일본어의 다층적 매력을 시각적으로 그리고 서사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행복한 사전은 언어가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다리임을 강조한다. 마지메가 단어를 찾아 고민하는 과정은 곧 그가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지고 단어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골라 사전을 채워나가는 모습은 마치 인간관계를 세심하게 가꾸어 나가는 것처럼 묘사된다. 영화는 특히 '사랑'이나 '고독', '행복'과 같은 감정 어를 다루며 일본어의 섬세한 표현력을 부각시킨다. 일본어는 특정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은유적이고 여운을 남기는 표현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를 향한 사랑을 '같이 있는 것이 자연스럽다'라고 표현하거나, 고독을 '바람이 스며드는 듯한 마음'이라고 묘사한다. 이러한 표현은 일본어가 가진 여백의 미와 서정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영화 총평
영화 행복한 사전은 일본어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일본어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언어가 얼마나 세심하고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한다. 일본어에는 하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도 수많은 단어와 뉘앙스가 존재하며, 이를 완벽하게 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주인공의 단어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파고들며, 언어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려는 진정성을 보여준다. '사전'이라는 주제가 자칫 지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일본어의 풍부함과 깊이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한국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일본어의 섬세한 매력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단순한 소통 수단을 넘어, 언어가 가지는 문화적 무게와 그 아름다움을 새삼 깨닫게 만드는 이 영화는 조용하지만 큰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